
유치가 빠져야만 영구치가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첫째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치 하나 빠지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뒤쪽에 커다란 어금니가 솟아올라 있더라고요. 이게 바로 '6세 어금니'라는 첫 번째 영구 대구치였는데, 당시 제가 이 치아의 존재를 몰라서 관리를 놓쳤고 결국 첫째는 충치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경험 이후 저는 영구치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고, 둘째부터는 훨씬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6세 어금니, 유치 없이 바로 나오는 함정
일반적으로 유치가 빠지면 그 자리에 영구치가 나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제1대구치(first molar)라고 불리는 6세 어금니는 유치가 전혀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치열 맨 뒤쪽으로 조용히 올라옵니다. 여기서 대구치란 어금니를 의미하는 치과 용어로, 음식을 씹고 갈아내는 역할을 하는 가장 큰 치아를 뜻합니다.
저는 첫째 아이가 만 6세쯤 되었을 때 앞니가 흔들리는 것에만 신경 쓰다가, 이 어금니를 완전히 놓쳤습니다. 아이가 "엄마, 뒤쪽 잇몸이 이상해"라고 말했을 때도 "곧 유치가 빠질 거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이미 6세 어금니가 완전히 올라온 상태였고, 관리를 못 해서 충치가 생긴 뒤였습니다.
6세 어금니는 평생 사용하는 영구치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오는 치아이면서, 동시에 충치 발생률이 가장 높은 치아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치아 표면에 깊은 홈(소와 및 열구)이 많아서 음식물 찌꺼기가 쉽게 끼고, 양치할 때도 칫솔이 잘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영구치 우식 경험률은 50%가 넘는데, 그중 상당수가 이 6세 어금니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실란트 치료, 예방의 핵심
첫째의 충치 치료 이후 치과에서 "실란트를 미리 했으면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을 듣고 정말 후회했습니다. 실란트(pit and fissure sealant)란 치아 표면의 깊은 홈을 치과용 레진으로 메워서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막아주는 예방 치료입니다. 쉽게 말해 치아 골짜기를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코팅'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둘째부터는 6세 어금니가 완전히 올라오면 실란트 치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비용 부담도 크지 않고, 시술 시간도 10분 정도로 짧아 부담이 적습니다. 보통 아이들도 아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경우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에 대한 실란트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실란트가 비싼 치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충치 치료보다 훨씬 저렴하고 간단합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치료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첫째가 충치 치료받을 때 힘들어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그걸 둘째는 겪지 않을 수도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치 습관, 부모가 끝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
"아이가 스스로 양치하게 두세요"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의 확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저희 첫째는 본인이 양치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확인해보니 앞니만 대충 닦고 어금니는 전혀 닦지 않고 있더라고요. 특히 6세 어금니는 입 안 가장 뒤쪽에 있어서 아이 혼자서는 칫솔이 제대로 닿기 어렵습니다.
구강위생관리(oral hygiene)의 핵심은 규칙적인 칫솔질과 올바른 칫솔질 방법입니다. 여기서 구강위생관리란 치아와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모든 관리 행위를 의미하며, 단순히 양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실 사용, 정기 검진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제가 직접 아이들 양치를 챙기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취침 전 양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밤사이 입안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급격히 증식하기 때문입니다.
- 치실 사용은 필수입니다. 칫솔로는 치아 사이 공간을 절대 깨끗하게 할 수 없습니다.
- 양치 시간은 최소 3분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대충 1분 닦고 끝내면 어금니 안쪽은 전혀 닦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충치 치료 경험이 있는 첫째도 스스로 열심히 양치하고 있고, 둘째는 언니의 충치 치료 과정을 보면서 "나는 절대 그렇게 안 될 거야"라며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과 함께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정기 검진과 식습관 관리
보건복지부 구강보건 정책에서는 아동·청소년기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6개월마다 한 번씩 치과를 방문하면 초기 충치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치열 상태도 함께 점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첫째 충치 사건 이후로는 반드시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데, 실제로 작은 충치를 조기에 발견해서 큰 치료 없이 불소 도포만으로 해결한 적도 있었습니다.
식습관도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단 음식이 충치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더 중요한 건 '먹은 후 관리'입니다. 같은 사탕을 먹어도 바로 물로 헹구거나 양치를 하면 충치 위험이 훨씬 줄어듭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지만, 대신 "먹었으면 반드시 물로 헹구기"라는 규칙을 정해두었습니다.
솔직히 이것도 처음엔 귀찮았는데, 습관이 되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하더라고요. 특히 탄산음료나 주스처럼 산성이 강한 음료는 치아 법랑질(enamel)을 약화시킵니다. 법랑질이란 치아의 가장 바깥층을 덮고 있는 단단한 조직으로,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음료는 가능한 한 피하고, 마셨다면 반드시 물로 입을 헹구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영구치는 평생 사용하는 치아이기 때문에 초등학생 시기의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마시고, 6세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부터 실란트와 꼼꼼한 양치 관리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치료를 받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훨씬 낫습니다. 부모가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아이의 평생 치아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참고]
질병관리청 구강 건강 정보 https://www.kdca.go.kr
국민건강보험공단 구강검진 안내 https://www.nhis.or.kr
보건복지부 구강보건 정책 https://www.mohw.go.kr